감성분석
감성분석
나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이다. 요새 하는 일은 우리 회사 제품에 고객들이 인터넷 댓글로 남긴 글의 감성분석을 하는 일이다. CNN이라는 딥러닝 기법을 사용하고 각 문장에 대해 몇 %의 확률로 긍정과 부정으로 예측되었는지 분류한다. 예전에는 마케팅/상품기획 부서의 사람들이 눈으로 하나하나 확인하던 작업을 이제는 딥러닝을 통해 자동화하고 있는 것이다. 몇 만 건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는 일에서 벗어나 주어진 결과를 가지고 어떤 부분이 매출에 증감을 가져다 주는지,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USP는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반복적인 모델링 고도화 작업으로 정확도도 높아져서 중립을 제외한 긍/부정 문장에 대해 97%라는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기계가, 컴퓨터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과거의 티비, 인터넷, 스마트폰 등장 시대와 같이 인공지능, 4차 혁명은 세상의 패러다임을 또 한번 크게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서 컴퓨터가 대신 해줄 수 없는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깊은 연구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고 믿어왔던 머신러닝/딥러닝 조차도 구글, 아마존, MS 등에서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사람만이 가능할거라던 소설쓰기 그림그리기 등의 창작 분야에서도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시대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그 지점은 무엇일까. 사람보다 더 빨리, 정확하게 우리네 감정 분석을 해주는 컴퓨터 앞에서 말이다. 내가 하는 일은 너무나도 즐겁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 앞에서 나의 생각과 윤리의식, 가치 확립 등은 아직 너무 모호하기만 해서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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