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1

책 정보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지음)

오늘은 심신이 피곤하여 진도가 쑥쑥 나갈 수 있는 책을 읽고 싶었다. 책 목록을 뒤지다가 예전에 ‘세바시’ 강연을 통해 알게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골라보았다. 작은 체구에도 당차고 야무졌던 그녀의 강연이 생각나기도 하고 제목도 눈길을 끄는 터라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to be continued…)

인간관계는 시소게임이나 스파링 같아서, 체급의 차이가 크면 게임을 계속할 수 없다. 한두 번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줄 수 있겠지만, 배려하는 쪽도 받는 쪽도 금방 지칠 뿐이다.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요건으로 ‘착함’을 드는 사람에게 그건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건강할 수도 없다고, 예전 내 모습이었던 착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느 한쪽이 착해야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사실 없어도 상관없는 ‘시시한’것 아닐까? 건강한 인간관계는 시소를 타듯 서로를 배려하며 영향을 주고 받을 때 맺어진다.

벤스는 “물질적 빈곤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대상의 부재, 목표의식의 부재라는 정신적 빈곤이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문화적 단절’과 ‘사회적 자본의 부재’라는 현실을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나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마음 덕분이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입장으로 살아볼 순 없지만, 상대를 이해해보기 위해서 상상력을 동원하고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순 있다. 상상력이 곧 타인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책을 읽는 등의 예술 활동을 하는 것도 실은 그런 고차원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닌가.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결국은 상대의 ‘의외성’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점을 유심히 보고, 거기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일이다.

우리에게는 모두 단점이 있으며 빈틈과 약함, 예측 불가한 모습들이 있다. 많은 욕망과 여러 관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나 외부의 조건에 맞추어 그에 맞는 모습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입체적 존재다.
소설가 김훈이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은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것이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김연수 작가는 실망했지만 그만두지 않았다. 그는 산문집 <소설가의 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럼에도 작가들은 잘 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작품만큼이나 그 작품을 쓰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품과 작가는 동시에 쓰인다.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 그 작가의 일부도 완성된다. 이 과정은 어떤 경우에도 무표화되지 않는다. 만약 국가가 한 작가의 작품을 모두 불태운다고 해도 그 작품을 쓰기 전으로 그를 되돌릴 수는 없다. 한 번만이라도 공들여 작품을 완성해본 작가라면 그 어떤 비수에도 맞설 수 있는 힘의 원천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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